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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퍼스) 정착기

[호주 퍼스] 쿼카를 만나러 가자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Rottnest 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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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귀여운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호주 퍼스에 와서 처음 그 존재를 알게 된 동물 쿼카 (Quokka)
스우파 2 (스트릿 우먼 파이터 2)에서 마네퀸의 윤지라는 댄서에게 쿼카를 닮았다고 하는 걸 봤다. 한국에서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쿼카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듯. 여하튼 나는 퍼스에 와서 보험광고를 통해 알기 전까진 이런 동물이 있는지도 몰랐다 :)


hbf 광고모델 쿼카


특유의 웃는 상(?)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이라는 예쁜 별명을 얻었다는데
나는 로트네스트 아일랜드에 가서 쿼카를 실제로 보면서도 이 동물이 웃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무척 귀엽고 신기하긴 했는데, 얘들 기분이 안 좋았나? ㅎㅎ

쿼카는 서호주, 특히 Rottnest Island와 Bald Island에서 서식하고 그 개체수가 위협받고 있는 멸종위기종이라고 한다.
이 귀여운 친구들을 오랫동안 볼 수 있기를…


로트네스트 섬에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가야한다.
(편도 쾌속선 같은 상품도 있긴 함, 개인 요트 같은 다른 방법도 있으려나 히히)
Ferry는 퍼스 시티 북쪽의 Hillarys 또는 퍼스 남쪽의 Fremantle에서 출발하는 것 중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힐러리스에서 타는 게 훨씬 가까워 그쪽으로 갔다.

페리 티켓 가격 인당 $89. 티켓 가격 자체는 연중 비슷한 거 같은데. 힐러리스에서 가는 게 거리가 더 멀어서 그런지 프리멘탈에서 출발하는 페리($68부터)에 비해 약간 비싸다.
그리고 티켓 가격에는 일종의 섬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다 (인당 $16-$21)

섬의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가로질러 10km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에 길을 닦고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 등도 마련한 걸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 건 아닌 거 같기도.

검색해 보면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여러 군데 나온다. 하지만 실제 페리를 운영하는 회사는 많지 않으니 페리 티켓만 필요하면 이렇게 사는 게 제일 깔끔하다.
Hillarys에서 출발하는 페리 회사는 아래 링크 회사 하나뿐이다.

https://www.rottnestfastferries.com.au/

Rottnest Island Ferry & Packages | Rottnest Fast Ferries

Don't just travel to Rottnest Island - experience it. More than a ferry, Rottnest Fast Ferries becomes part of the experience with our partners and packages.

www.rottnestfastferries.com.au


페리 탑승권 + 자전거 대여권 묶음 상품 같은 게 있어서 페리 탑승하는 곳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페리를 타는 경우가 있던데 가격이 매우 매력적이거나 다른 이유가 있어 선택하는 거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자전거의 선택 폭이 좁고 페리 탑승전부터 챙겨야 하는 데다 전기 자전거나 전기 스쿠터 같은 다른 선택지가 없어지니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우리는 당일치기 여행으로 아침 첫 페리를 타고 갔다 마지막 페리로 돌아오는 계획을 세웠다.
커플 또는 가족 단위 성인 중심의 여행이라면 이게 딱 좋은 거 같은데 (수영을 전혀 안 할 거라면 좀 더 일찍 돌아와도 될 듯)
좀 어린아이들이 있거나 휴양지에서 쉬는 느낌으로 스킨스쿠버하며 섬을 만끽할 계획이라면 며칠 머무는 것도 재밌을 거 같다. 비용은 상당하겠지만.

힐러리스 하버의 모습
탑승한 페리
페리 2층(?)


멀미가 심한 사람이라면 (내 얘기) 미리 멀미약 먹길.
먼 거리는 아니지만 바다가 잠잠하지 않으면 꽤 괴로울 수 있음… ㄷㄷ
짝꿍과 아침 샌드위치+커피 끝내자마자 탑승해 결국 ㅌ..ㅗ..

지정좌석이 아니라 편한데 앉으면 되고, 약 50분 소요.
테이블 있는 좌석도 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바다 풍경을 더 잘 볼 수 있다.
작은 매점, 화장실 다 깔끔해 만족스러웠다.
페리와 자전거 묶음 상품을 구입해 자전거를 페리 탑승 전에 받거나 자기 소유의 자전거를 가져오는 경우(별도 비용 발생) 갑판에 차곡차곡 실어준다.

내리길 기다리는 사람들
Pedal and flipper


뱃멀미를 견디다 육지를 밟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도착하자마 일단 Pedal and Flipper(자전거 빌리는 곳)로 달렸다.

우리가 온라인으로 전기자전거를 예약하려 했는데 (일정을 급박하게 잡아서 그런지) 예약을 할 수가 없었다. 전화로 문의하니 예약 안 해도 수량이 있으면 현장 대여가 가능하다고 해서 최대한 빨리 도착하려고 노력한 것이다.
이미 기다리는 줄이 상당히 길어 다소 좌절하고 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넉넉히 빌릴 수 있었다.
이바이크, 이스쿠터의 대여 가격은 저렴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정 나이가 넘어야 대여 가능하다.

Pedal and Flipper 예약 사이트
https://experience.rottnestisland.com/WebStore/shop/ViewItems.aspx?CG=RIABike2&C=AB2

Rottnest Island Authority :: Ticket Se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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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ience.rottnestisland.com


일반 자전거가 30달러인 반면 이바이크는 71달러로 두 배가 넘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난 강추. 짐을 싣을 수 있는 바구니($5)와 젤 안장($3)을 대여했는데 후회 안 했다. 진짜 유용했음.

생각보다 섬이 평평하지 않아 평소 운동량이 제로에 가까운 나 같은 사람에게 일반 자전거는… 탈 수는 있는데 근육통 + 후들거릴 다리… 어쩔…
집에 갈 때가 되니 이바이크 탔는데도 다리는 후들거렸고 젤 안장을 사용했음에도 엉덩이가 멍든 것처럼 아팠다.

아 참고로 섬 안에는 Hop on hop off bus (관광용 순환버스)를 제외하고 차가 없다.
게임할 때, 강력한 아이템을 가지고 시작하는 기분이랄까.

Pedal & Flipper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에서 스노클링 장비도 대여할 수 있다.

젤안장
처음타본 이바이크
헬멧 챙겨가기
영수증


나오는 길에 헬멧 꼭 챙겨야 함. 헬멧 없이 자전거(스쿠터도) 타면 벌금낼 수 있다. 사이즈 맞고 깔끔한 거 고르면 됨.


그리고 신나게 자전거를 탔다.
거의 모든 길을 다 주파함.
처음 섬의 가장 서쪽 끝으로 가서 다 돌고,
수영하고,
늦은 점심 먹고,
쿼카 보고 :)

뭐하는 걸까요? 글 마지막에 얘기해 줄게요


3월 중순, 낮 기온이 30도 정도인데도 수영하기엔 물이 너무 차가웠다. 우린 Little Salmon Bay를 선택했는데 바람도 세고 해류도 세서 한 시간도 못 놀고 나온 거 같다.

연간 기온이 나름 큰 차이가 없는 곳이라 한여름이 아니고는 수영하기 좀 추울 거 같고, 한여름에는 너무 뜨거워 자전거 타기 힘들 거 같은 딜레마.
3월 중순은 우리처럼 자전거 타는 거 더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딱 좋은 시기였던 거 같다.

다음에 혹시 수영을 한다면 그냥 항구(?) 쪽 섬 중심가 Thomson Bay에서 할 듯. 근처에 샤워시설도 되어있고 해변이 크고 길어서 안전하게 물놀이하기 좋을 거 같다.

카페나 식당이 몰려 있는 곳이라는 것도 그렇고. 이 중심부를 벗어나면 아주 작은 매점밖에 찾을 수 없으니 도시락을 준비하던가 시간 계획을 짤 때 고려해야 할 듯.

이런 매점(?)


다행히 화장실은 곳곳에 잘 되어있다. 다만 샤워실이 있는 곳은 항구가 있던 중심가 밖에 못 봄…

섬 곳곳, 나름 다양한 형태의 숙소가 있던데 시간/물질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애들 데리고 여행을 간다면 낚시하고, 스노클도 하고 놀아도 좋겠다.

근데 풍경이 끝내주는 곳의 숙소에 묵자면 중심가 기준으로 볼 때 꽤 거리가 먼데 대체 어떻게 먹거리+맥주+놀거리(서핑보드 등)를 나르는지 모르겠…

다양한 숙소 사진 몇 장


정리


1. 여행 일정
- 주로 하고 싶은 활동에 따라 선택하면 됨
- 커플/성인 여행이라면 당일치기 괜찮음 하루 만에도 비슷한 풍경에 이 바다가 저 바다 같아짐
- 노약자와 함께하거나 여유가 있다면 며칠 묵어도 좋겠다 (스노클, 낚시 많이 하는 듯)
- 페리 일찍 끊김, 식당 늦게까지 열진 않음

2. 준비물
모자, 선글라스, 선크림 (수영할 거면 자연에 해가 덜 한 걸로), 물통, 일회용 X, 물 리필 할 수 있는 스테이션이 곳곳에 있음), 스노클링 장비, 수영복, 타월, 자전거는 대여하는 게 덜 번거로울 듯, 멀미약, 자전거 타고 할 거라면 슬리퍼보다는 운동화

3. 예약
- 숙소 예약은 일찍 다 차는 편이라 굿럭!
- 페리는 출발지에서 가까운 데 하면 될 듯, 우린 이틀 전에 예약했는데 성공, 한여름이 아니라면 페리 티켓이 없어 못 가진 않을 듯
- 섬 내 교통편 중 버스는 예약 없어도 됨 (사람이 너무 많으면 버스정거장에서 정차하지 않고 갈 수 있다고 함), 자전거/이바이크 등은 온라인 예매가 안 돼도 현장대여 노려볼만함, 평소 운동량이 매우 적은 편이라면 이바이크+온갖 편의 아이템이 유용

4. 먹거리
- 간단한 아침이나 점심을 준비해 가면 절약될 듯
- 식당, 선택지가 엄청나게 많은 편은 아니나 로컬 식당부터 Dome, Subway까지 꽤 있음. 하지만 나의 경험+의견으론 딱히 먹고 싶은 식당이 있는 게 아니라면 중심부에 있는 큰 슈퍼에서 적당히 때우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5. 주의사항 (벌금 부과)
- 자전거/전기자전거 속도 등 기본 질서 준수
- 헬멧 착용
- 쿼카 만지거나 먹이 주지 않기

6. 총비용 (인당) : 약 210달러
- 페리 89
- 이바이크 + 강화 아이템 79 (보증금 200은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결제 취소 되는 방식)
- 식사, 커피, 간식 등 40~45


아, 저 쿼카는 졸고 있었다.
저러고 졸다 옆으로 쓰러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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