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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퍼스) 정착기

퍼스 강남으로 가면? (Kim's Butcher 한국 정육점, Katen 돈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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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 북쪽에 사는 우리가, 퍼스 강남으로 가는 건 상당한 에너지와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다.
차로 왕복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은 걸리는 거리다 보니
친구들과 약속이 있거나 큰맘 먹고 계획 세워서 가는 한국 마켓 투어 같은 행사(?)가 아니고는 선뜻 가지지 않는다.
 
오랜만에 짝꿍의 전 직장 동료들과 브런치 약속 때문에 남쪽에 가는 김에 그간 가고 싶던 곳들 몇 군데를 방문하기로 했다.
제일가고 싶었던 곳은 한국식 정육점 Kim's butcher
그리고 한국식 치즈 돈가스를 넘나 좋아하는 짝꿍의 pick, Katen
북쪽에도 아시안 슈퍼마켓은 그나마 몇 개 있지만 한국 슈퍼마켓은 전무하다. 남쪽에는 꽤 많은 한국 슈퍼마켓도 들르기로.
 

Perth, Western Australia

 
퍼스는 시티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물줄기를 중심으로 강남과 강북을 나눌 수 있다 ㅎㅎ
North Perth나 South Perth 같은 지명도 실제로 쓰이고,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북쪽에 사는지 남쪽에 사는지 많이들 물어보는 걸 보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현지인의 인식하고 있는 지리적 특징임은 분명해 보인다.
 


 
브런치 약속은 Gusto Food에서 있었는데, 점심을 카텐에서 한번 더 먹을 계획이었기에 여기서는 버거 하나만 시켜 나눠먹었다.
버거 반절에 커피만으로도 배가 제법 찼었는데 수다 몇 시간 떨었더니 소화가 됐다.
Gusto Food는 호주 카페의 기본 메뉴를 갖춘 동네 카페에 가깝지만 음식과 커피가 꽤 괜찮았다.
이 주변에 로컬 카페가 많아서 호주 거리를 맘껏 느끼다 내키는 데 들어가도 될 것 같다.
https://maps.app.goo.gl/oKdeKzWkwNYQH4i19

Gusto Food · 86 Angelo St, South Perth WA 6151 오스트레일리아

★★★★★ · 카페

www.google.com

 
드. 디. 어.
식사한 곳에서도 또 15분은 운전해서 가야 하는 Kim's Butcher에 도착했다.
무려 구글평점 5점 만점에 4.9점을 유지하고 있는 대단한 한국 스타일 정육점.
 

 
호주 대표적인 마트인 Woolworths나 Coles는 물론이고
동네 butcher나 Asian market에서도 나름 저렴하게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살 수 있지만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 구이용 소고기나 삼겹살 같은 대표적인 한국 스타일의 고기를 찾기는 아주 아주 어렵다.
나름 음식에 까탈스러운(?) 내가 방문을 고대하던 정육점!
 
https://maps.app.goo.gl/7raPqVeshBqZqUhC9

Kim's Butcher · 143-147 Somerville Blvd, Winthrop WA 6150 오스트레일리아

★★★★★ · 정육점

www.google.com

 
문을 딱 열고 들어가니, 판매공간은 생각보다 아담했다.
그러고 보니 한국 정육점도 그렇네. 고기를 보관하는 공간은 넉넉해도 고기 진열대 앞,
손님이 가게 안으로 들어서 주문하는 곳은 아담한 게 보통이구나.
사실 보통 한국에서 본 정육점보다는 오히려 공간이 크다고 할 수도 있겠다.
 
소고기는 일본 와규를 취급하는 거 같았고,
돼지고기는 한국 스타일에 맞게 정형된 삼겹살이 눈에 들어왔다.
갈비, 돼지 등뼈, 쌈채소, 족발도 있었다. 그리고 각종 고기 관련 소스와 양념도 열 맞춰 진열돼 있었다.
내가 반드시 사 올 거라고 벼르던 순대는 이미 품절이었다 ㅠㅠ (다음에 전화 해보고 가야지)
 
한우는 아직 수입이 안 돼서 일본산 와규를 판매한다고 하셨다.
(잠깐 딴소리)
이미 알고 있던 부분이긴 했지만, 우리나라가 일본을 따라가려면 아직은 멀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BTS다 K-POP이다 하지만  J-POP이 떠오른다고 하던 그 시대가 먼저 왔고, 갔다.
그리고 여전히 일본 브랜드와 기술력, 문화가 월등하게 높게 평가되고,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초밥, 포켓몬, 일본 브랜드의 자동차, 일본어,  옷 브랜드, 여행 가는 사람들의 수, 그리고 의료기술 등.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한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참 내세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런데, 한우가 수입되지 않는 건 사실 다행이다.
이미 한우 소비는 90퍼센트 이상 대한민국에서 이뤄지고 있는데도 가격이 그렇게 비싼데,
수입이 시작되면... 
더 이상 내가 먹을 수 있는 고기는 아닐 것이다.
그 고기맛을 누가 이겨, 그 맛을 어떻게 잊어 ㅠㅠ
 
아쉬운 대로 와규 구이용 갈빗살, 삼겹살, 물냉면, 사골육수를 샀다.
가격은 착하지 않음. 와규는 1kg에 100불 정도, 그나마도 싼 부윈데. 후덜덜.
 


 
마지막으로 한국 슈퍼마켓에 들르기 전 점심을 한 번 더 먹으러 간 카텐!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치즈돈가스가 있다고 해서 기대 만빵.
 

 
주욱~ 늘어나는 치즈에 미소장국까지 곁들인 치즈카츠의 첫인상은 만점.
한국의 돈가스 맛집과 다를 게 없었는데,
한 입 딱 베어무는 순간, 아쉬움이 살짝. 후각, 미각을 자극하는 그것이 한국과는 다르다. 
2% 부족한 느낌, 기름도 많고, 양배추와 피클, 흰쌀밥도 좀 아쉽...
괜찮긴 했는데 한국 돈가스가 너무 그리워서 비슷한 맛을 찾는 게 아니라면 굳이 가지 않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국 슈퍼에 들러 물냉면 면, 부침가루, 과자 등을 사서 귀가했다.
그리고 와규와 삼겹살을 맛있게 구워 먹었다.
진짜 한우와 한돈에는 못 미쳐도 정말 맛있었다.
 
이가 없어도 잇몸으로 사는 방법을 배우는 호주이민 새내기.
아시안 인구가 훨씬 많고, 그래서 나한테 재밌는 것도 꽤 많은 오늘의 남쪽 나들이는 이렇게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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