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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oming a Dental Technician

삼십 대 중후반, 호주에서 직업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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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부터다.

벌써 30대 중반, 10대, 20대 때는 없던 단 한 가지 강점이 있다면 이제는 나 자신을 좀 안다는 것이다. 

 

사실: 대한민국 국적 / 30대 중후반 / 여성 / 한국 대학교 졸업 / 유학 경험 X / 영어 IELTS 6.0

강점: 체력이 좋은 편, 논리적 사고, 손재주

약점: 기억력, 엉덩이 싸움(공부), 창의력, 영어실력

즐기는 것, 감사하는 것: 실용적인 것, 효율적인 것, 필수적인 것

못 견디는 것: 이중잣대, 과도한 노동, 무리한 스케줄

 

나이가 서른 중반이 되도록 아니 심지어 호주 비자가 나오고, 호주에 도착한 지 몇 달이 지나도록

나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20대 후반까지는 하루하루 숨 쉬고 살아내는 것 자체가 힘이 들었고,

그다음엔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어 방황했다.

호주에 가면 감이 잡힐까 했는데 웬걸.

 

지금 생각해 보면 질문을 모르는 데 답을 알턱이 있었겠나 싶다.

어려서부터 듣고 체득해 온 옳음과 그름, 흑과 백, 정답과 오답, 성공과 실패에 완전히 젖어 나의 가치를, 다른 가치를 모르고 살던 터라.

오지선다형 문제에는 정답이 있는지 몰라도, 인생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이제야 어렴풋이 이해해가고 있다.

 

지난주에 내가 선택한 것, 어제의 내가 선택한 것, 오늘의 내가 선택한 것, 내일의 내가 선택한 것, 일주일 후의 내가 선택한 것, 한 달 후, 일 년 후....... 일 초, 일 분, 한 시간, 하루, 한 달을 살아낸 나의 길이, 지금 서 있는 곳이, 그리고 가고 있는 방향이 모두 이어져 내 삶이 될 거라는 걸.

긴 자를 대고 한 번에 주욱 그은 것처럼 예쁘고 곧게 그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지만 

사실은 삐뚤빼뚤, 지그재그, 때로는 한 번 지나갔던 선을 다시 돌아 그어와 선의 굵기마저 일정하지 않은 그것이 오롯이 '내 삶'이라는 걸 말이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머릿속에 자리 잡아 당연히 그런 줄만 알았던 공식 "직업=나"는 정말 틀렸다는 것도.

 

나는 다시 호주라는 곳에서 새로운 시작점에 섰다. 내가 가지고 있는 취향과 조건,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내가 꽤 긴 기간 동안 즐기며 배울 수 있고 지속할 수 있는 '일', 지금 시도하고 싶은 것은 바로 'Dental Technician'이었다.

 

 

이 카테고리는 내가 호주에서 치기공이 되어가는 과정을 기록해보려 한다.

Becoming a dental technician in Perth, Australi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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