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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journal

Your Happiness is Your Own Responsi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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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말한 것도,

견디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것도

모두 나다.

 

그녀는 슬픔을 삼키는 법을 아는 사람처럼,

그래서 내 눈엔

그저 절절하게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사랑한 적도 없는 것처럼,

이번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떠날 것처럼

지내고 있었다.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밥을 삼키지 못하고,

가슴이 타는 것처럼 호닥 거림을 느끼며

집에 오자마자 눈물바람을 하는 건

나였다.

밤새ㅡ

며칠을ㅡ

 

 

 

오늘부터 1일이라는 설렘,

야자 시간을 째고 달려가는 순간,

용돈을 모아 산 소중한 선물,

상상만 해도 콩닥거리는 마음,

금세 달아오르는 뜨거운 숨,

네가 아니면 죽는다고 매달리던 절실함...

 

그 모든 게

사랑이었으나,

 

십 대의 날것으로 파닥거리던 욕구들,

뜨거운 것이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하고 아프던 것들,

'사랑은 상대방이 없이는 살 수 없는 것이다.'

'네가 나를 떠나기 전에 내가 먼저 떠나겠다.'

'사랑은 증명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상대를 다치게 하고 나 역시 아파할 수밖에 없던 이기적이고 처절한 바람들이

 

내일로 이어지는 이 버거운 하루를 견뎌내는 것뿐이지만

별일 없음에 너무나 소중한 일상,

나의 소중한 것들이 너에게도 소중하게 여겨질 것이란 믿음,

월급의 조금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사고 누리는 사치,

우리가 가는 길이 다르다면 한발 물러서 응원해줄 수 있는 인내,

그럼에도, 함께 가는 길을 만들기 위해 기꺼이 하는 선택으로ㅡ

성장했으면 했지.

 

정말 나는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사랑을, 하고 있는가?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나에게 묻는다.

이 시간은 흐르고,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아무리 내가 나를 죽이고 싶을 만큼 고통에 몸부림쳐도,

결국은 살아남았다.

핑계 대지 않고 마주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 아니다.

 

진짜는,

이 사람을 사랑하는가,

아직도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가.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이야기하며 힘들어하는 동안

나를 기쁘게 할 깜짝 선물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싶어 홈페이지를 영어 버전으로 바꿔보며

고민하던 너의 어떤 날을,

여기서 마지못해 하고 있는 내 일이 힘들다고 그만두고 싶다고 할 때마다

너 역시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경력단절이 된 상황이 부담스러웠을 시간을,

함께 호주로 갈 준비를 하지 않는다고, 나를 사랑하긴 하냐고 물을 때마다

비자가 반려되면 어떡할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너도 모를 두려움에 주저하고 망설이는 너 자신을 의심하느라 힘겨웠을 너를

정말 나는 사랑하고 있었을까.

한동안 나는 그저 너를 사랑한다는 나를,

나를 사랑한다는 너를, 

그 관념들을... 붙들고 있던 건 아닐까

 

너를 두 번 다시는 보지 않기로 결심하는 걸,

그냥 내 짐을 싸서 나가버리는 걸 못하겠는데,

혼자 한국에 덩그러니 있을 너를 상상만 해도

다시는 이렇게 아프지 않을 것 같던 가슴이 짓이겨지는 것 같은데

 

아직 내가 너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면, 그러고 싶다면

나중에 당연하게 찾아올 것 같은 외로움과 고통을 핑계 삼아

오늘 당장이라도 헤어지는 것 대신

하루하루 오늘과 내일의 고통, 네가 없이 살아야 하는 고통을 피하기 위한

작은 선택과 실천을 해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힘을 내서, 깊은 어둠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미래를 기꺼이 껴안아보는 게,

그렇게 매일매일 힘을 내다보면

어느새 닿지 못할 것 같은 곳에 도착해있지 않을까 해서...

 

내 행복은 내 손에 쥐고,

내가 책임지는 것으로,

내게 온전한 힘을 주기로 한 결심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당연해질 때까지

후회할 때까지는

오지 않은 미래로 가는 거니까,

 

그렇게 하루를 살지 않으면

어디론가로도 갈 수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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