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막차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언니, 워홀 막차 타고 어디 가요? 지금도 정확히 답을 할 수 없다. 가정환경이었을까 몇 가지 충격적인 사건 때문일까 개인 기질의 문제였을까 한국에서 자란 게 문제였을까 여자인 게 문제였을까 성 정체성을 일찍 깨달은 게 문제였을까 하루하루를 떼어보면 딱히 나쁠 것도 없는 유년기와 청소년기였는데 전반적으로 불안했고, 고통스러웠다. 내가 나일 수는 없던 날들.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살아있으면 다행일 거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사랑하는 날들과 증오하는 날들이 횡과 열로 얽힌 이십구 년을 보내고 나서야 나자빠졌다. 후반 5-6년은 중증 환자가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연명하듯 한 사람에게 기대어 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스물아홉. 온전히 무너졌고, 살던 곳이 아니어야 했다. 속속들이 알아버려 희망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는 한국이 아니어야 했다. 그..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