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사기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은행으로 뛰어가 돈을 보내게 만들다니, 보이스 피싱. "내 주머니에 돈 들어오기 전에 받을 게 있다고 하면 다 사기예요!" 어쩌면 순진해져 버린 걸지도 핑계부터 대야겠다. 정신 멀쩡하던 날 눈 뜨고도 코 베이듯 당했던 건 아니라고. 스물아홉이었다. 친척들이 언제 결혼할 거냐는 질문도 하지 않던 즈음. 나는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 피해자인 척하고 싶진 않지만 당시 나에게는 도피만이 살 길이었다. 한국에서 견뎠다면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모습일 수 있었을까. 어쨌든, 얼마 전까지 호주에 살았단 게 거짓말인 것처럼 벌써 아득해져 버린 시간. 돌아온 나는 서른넷이 되어 있었다. 안 그래도 정신이 제대로 들지 않아 이 시간이 현실인지, 꿈인지, 취한 건지. 카레이싱을 마치고 갓 내린 것 같은, 방방을 십분 이상 타고 마른땅을 밟은 것 같은, 울렁이는 어지러움이 아직.. 이전 1 다음